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오늘은 오랜만에 사회심리학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부터 날 끌어당긴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처음엔 도덕성과 나쁜 사회라는 단어 조합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연결 고리가 점점 선명해졌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가 선하다고 믿는 도덕성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오히려 그 선함이 독이 되어, 편견과 배제를 낳고, 집단 이기주의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
“우리는 타인을 평가할 때는 냉정한 판사지만, 자신을 평가할 때는 관대한 변호사가 된다.”
이 문장을 읽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내가 얼마나 자주 남을 내 기준으로 재단하며, 동시에 나 자신에게는 '의도가 좋았으니까'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해왔던가. 정의감이라는 이름 아래 남을 쉽게 판단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가끔 SNS에서 누군가를 향한 분노와 비난을 보면 나도 모르게 ‘속 시원하다’며 공감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정의감’이 정말 모두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내 마음속 우월감, 도덕적 자기만족을 위한 일이었을까?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선의의 행동이라도 성찰이 결여되면 누군가에게는 칼이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를 낙인찍거나 자존심을 해칠 수도 있다. 선한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겸손한 자기 점검이 따라야 한다.
책 속 인사이트
- 도덕은 관계를 강화하기도 하지만, 배타적인 집단을 만들기도 한다.
- 사람들은 도덕을 이용해 타인을 통제하거나, 스스로를 우월하게 보이게 하기도 한다.
- 진정한 도덕은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판단 이전에 성찰이 필요하다.
오늘의 나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선한 사람인가? 아니면 선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걸까?
책을 덮고 거울을 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정의롭다고 믿었던 말들과 행동들이 모두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내 이미지를 위한 것이었는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것만으로도 오늘 이 책은 내게 꽤 큰 선물을 준 셈이다.
오늘의 한 줄 요약
“당신의 도덕성은 누군가에겐 폭력이 될 수 있다.”
오늘 이 책은 나의 ‘도덕적 자아’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나름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속에는 무의식적인 판단, 내 기준의 선악, 그리고 나만의 정의가 있었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나의 도덕성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선함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걸, 오늘 책을 통해 배웠다.
